가을길에 물든 코스모스의 노래 -김해 마찰수로 뚝에 핀

가을길에 물든 코스모스의 노래

가을길에 물든 코스모스의 노래 -김해 마찰수로 뚝에 핀

추석 연휴의 한가운데, 김해 장유 마찰수로 언덕길을 따라 천천히 뛰었다. 공기는 한결 부드러워지고, 들녘에는 누런 벼 이삭이 고개를 숙였다. 바람은 차지 않지만 서늘했고, 하늘은 한없이 높고 투명했다. 가을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내 마음 깊은 곳으로 스며들었다.

두려움 앞에서 무릎 꿇은 믿음

 

가을길에 물든 코스모스의 노래 -김해 마찰수로 뚝에 핀

언덕길을 따라 뛰다 보니,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바람결에 한껏 몸을 흔들고 있었다. 붉은빛, 분홍빛, 연보랏빛, 그리고 하얀 꽃들까지 — 그 수많은 코스모스가 언덕을 가득 채우며 마치 가을의 합창을 이루는 듯했다.

가을길에 물든 코스모스의 노래 -김해 마찰수로 뚝에 핀

가느다란 줄기들이 흔들리며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바람소리와 섞여 들렸다. 그것은 소음이 아니라, 계절이 내는 음악 같았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코스모스 한 송이 한 송이가 마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했다. 누군가는 이별을 이야기하는 듯했고, 또 다른 한 송이는 새로운 시작을 속삭이는 듯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사람과 닮았다.

가을길에 물든 코스모스의 노래 -김해 마찰수로 뚝에 핀

우리의 인생도 이처럼 바람에 흔들리고, 햇살에 웃으며, 또 밤이 오면 잠시 고개를 떨군다. 그러나 결국 다시 피어나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색으로 물든다.

가을길에 물든 코스모스의 노래 -김해 마찰수로 뚝에 핀

바람이 세게 불 때마다 코스모스들이 함께 흔들렸다. 하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유연하게, 더 단단하게 서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삶의 강인함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저 흔들리되 꺾이지 않는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가을길에 물든 코스모스의 노래 -김해 마찰수로 뚝에 핀

언덕 아래로 내려가며 뒤돌아보니, 코스모스들은 여전히 바람 속에서 춤추고 있었다. 해는 천천히 들판 끝으로 기울고, 코스모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그 풍경 속에서 나는 ‘가을’이라는 단어의 참된 의미를 느꼈다. 화려함이 아닌, 고요함 속의 생명. 사라짐이 아닌, 이어짐의 시간.

가을길에 물든 코스모스의 노래 -김해 마찰수로 뚝에 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마음에도 작은 코스모스 한 송이가 피어난 듯했다.
그 꽃은 말없이 속삭였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너의 가을이야.”

가을길에 물든 코스모스의 노래 -김해 마찰수로 뚝에 핀

출처 : 글, 사진 : 아이올렛(직접 촬영)

남과 끝없는 비교 -허무하고 자존감이 무너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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