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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면 그대를 만날 수 있을까...”
최백호의 노래 속 이 첫 소절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마음속에 오래 자리 잡은 한 감정의 이름처럼 다가옵니다. 이 글은 '부산'이라는 도시가 노래 속에서 어떻게 회상되고, 어떤 장소들이 그리움의 배경이 되었는지를 따라가 보는 감성 여행입니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면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노래영상이 보입니다.

부산에 가면 – 최백호와 바다의 기억
부산에 가면 – 최백호와 바다의 기억(AI)

“부산에 가면, 그대가 생각나는 이유 – 최백호와 바다의 노래”

1. 최백호, 바다의 음악인


최백호는 단지 낭만을 노래하는 가수가 아닙니다. 그의 음악은 시간과 공간, 감정의 결을 품고 흘러가는 회상의 강물과 같습니다. ‘부산에 가면’은 그의 대표곡 중 하나로, 도시 부산을 단순한 지리적 공간이 아닌 ‘그리움의 종착역’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노래를 통해 바다를 품은 도시에서 지난 사랑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한 남자의 감정을 절제된 시어로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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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산역 – 이별과 재회의 문턱


“부산역에 내리면 그대 올 것 같아서”
부산역은 이 노래에서 단순한 기차역이 아닌, 이별과 재회의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오래전 연인을 떠나보낸 역, 혹은 언젠가 돌아올 사람을 기다리는 역. 부산역은 수많은 사연을 머금은 채 정차와 출발을 반복하며 시간의 층위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부산역은 현대적이고 깨끗하지만, 여전히 그 플랫폼 어딘가엔 '그날의 바람'이 남아 있는 듯합니다. 여행객의 분주함 너머, 마음속에 자리한 누군가를 기다리는 감정이 이 노래 속 부산역의 실체입니다.

3. 달맞이 고개 – 기억의 언덕, 바람의 언어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달맞이 고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달맞이 고개(AI)

“달맞이 고개를 넘으면 그대가 있을까...”
해운대와 송정을 잇는 달맞이 고개는 부산의 낭만을 대표하는 명소입니다. 밤에는 달빛이 바다를 은색으로 물들이고, 낮에는 시린 햇살이 수평선 끝까지 퍼지는 곳. 이곳은 데이트의 명소이자, 시인과 화가들이 사랑한 풍경이기도 합니다.

최백호의 노래 속에서 달맞이 고개는 물리적인 장소인 동시에 ‘기억을 되짚는 경계’입니다. 고개를 넘는 행위는, 사랑을 향한 발걸음이자 내면의 그리움을 마주하겠다는 심리적 전환입니다. 사랑의 실루엣을 쫓아 바다를 바라보던 그날의 장면이, 달맞이 고개에서 반복 재생됩니다.

4. 광안리 해변 – 이별의 잔상과 파도

광안리 해변
광안리 해변(AI)

“광안리 바다에 서면 그대 목소리 들릴까...”
노래의 마지막 무대는 광안리입니다. 누군가는 해운대를 말하지만, 최백호는 광안리를 택했습니다. 해운대보다 더 생활 속에 묻힌 풍경, 밤의 고요함과 낮의 사소한 움직임이 아름다운 바다. 광안리는 그렇게, 너무 찬란하지도 너무 슬프지도 않은 ‘적당한 그리움’의 장소로 그려집니다.

광안대교가 반짝이는 밤, 바닷바람에 실린 목소리를 들을 것 같아 해변에 서 있는 그 모습. 그 장면은 누군가를 잊지 못하는 한 남자의 고독한 예술입니다. 노래가 멈춘 후에도, 여운은 파도처럼 반복됩니다.

5. 부산, 노래가 된 도시


'부산에 가면'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 안에 담긴 '바다', '역', '고개', '해변'은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장소의 감정화입니다. 부산은 그리움이 구체적으로 이름 붙여진 첫 도시이며, 최백호의 목소리는 도시의 기억을 멜로디로 바꿔버렸습니다.

이 노래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단지 멜로디나 가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각자의 ‘부산’을 떠올리게 하는 힘입니다. 그 도시는 반드시 부산이 아니어도,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고, 함께 걸었던 거리가 있었으며, 마음을 떨리게 했던 어떤 바다가 있었던 ‘그곳’일 수 있습니다.

6. 삶이 머무는 곳, 음악이 남는 곳


시간이 흘러도 기억은 풍경과 함께 남습니다. 노래는 그 기억에 목소리를 덧입히고, 우리는 그것을 따라 다시 한 번 사랑과 이별을 되새깁니다.
‘부산에 가면’은 단지 추억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한 도시의 숨결과 연결한 시적 고백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는 듣는 순간, 누군가의 마음속 ‘바다’로 데려다주는 마법 같은 선율이 됩니다.

다음편 예고
[노래가사에 얽힌 고장 이야기 ⑪] “목포의 눈물 – 이난영과 항구의 이별 노래”
→ 다음 편에서는 한국 대중가요의 시초라 불리는 이난영의 명곡 「목포의 눈물」을 통해, 전남 목포라는 항구도시에 녹아든 이별의 풍경과 시대의 아픔을 들여다봅니다. 일제강점기의 서러움, 떠나는 사람을 배웅하던 부두의 정취,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사랑을 가슴에 묻은 사람들의 이야기. 한 곡의 노래에 담긴 항구의 낭만과 눈물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출처
노래: 최백호, 「부산에 가면」, 2012, 로엔엔터테인먼트
장소 정보: 부산관광공사 (http://www.visitbusan.net)
인터뷰 및 배경 자료: JTBC 인터뷰, KBS 열린음악회, 네이버 뮤직 인물 정보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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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제작자의 경험과 참고자료 발췌 편집, 이미지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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