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는 저에게 특별한 곳입니다. 매월 한 번씩 봉화군청을 방문해야 하는 일이 있어 추억이 많이 깃든 여행지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자료를 발췌하여 알려드립니다.
"봉화 청암정과 만산고택 – 유학과 독립운동의 마을을 걷다"
1. 들어가며 – 고요한 산골에 흐르는 유학과 항일의 정신
경상북도 봉화. 이 이름은 대개 조용한 산골마을을 연상케 하지만, 그 고요함 속에 깊고 단단한 역사의 물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청암정과 만산고택이 있는 봉화읍 유곡리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선비의 정신, 교육의 이상, 그리고 민족을 위한 저항의 기록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이 마을은 그저 옛 정자와 고택이 있는 장소가 아닙니다. 시대를 관통해온 유학자의 고고한 삶, 그리고 그 자손들이 일제에 맞서 싸운 항일의 발자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살아 있는 역사 공간’입니다.
2. 청암정 – 문향의 숨결이 머무는 정자
청암정은 조선 중기의 유학자 김계행 선생이 지은 정자로, 봉화 유곡리의 푸른 계곡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정자는 단순히 휴식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문인들과 학자들이 모여 경학과 시문을 나누던 지식의 교류처였습니다.
정자 앞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뒤편으로는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청암정에 앉아 있으면 자연의 경관에 녹아든 선비의 정신이 고요히 스며드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김계행 선생은 "청빈과 절의"를 삶의 가치로 삼았으며, 그의 시문과 행적은 정자 곳곳에 새겨져 있습니다. 또한 그의 후손들은 이 정자를 중심으로 후학을 양성했고, 근현대기에는 항일운동의 전초기지로도 사용되었습니다.
3. 만산고택 – 선비의 집, 독립운동의 터전
청암정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만산고택은 청암정 후손의 직계 자손인 김일엽 지사가 거주하던 고택으로, 독립운동의 근거지였습니다. 만산고택은 19세기 말 전형적인 양반가옥의 구조를 지니며, 사랑채, 안채, 별채가 나뉘어 있으며 고풍스러운 기와와 목재가 당시의 생활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이 집은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니라 비밀 회합, 항일 지사들의 은신처, 독립 자금의 전달 장소 등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특히 김일엽 지사는 1919년 3.1운동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하며 고문을 견딘 끝에 끝내 순국하였습니다. 그의 자손들은 이 고택을 문화재로 보존하며 항일 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4. 유곡리 마을 – 시간의 결을 간직한 산촌
청암정과 만산고택이 위치한 유곡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야외 역사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을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100년이 넘은 고가들이 줄지어 있고, 이 고택들 사이에는 조용한 논밭과 장독대, 그리고 선비들이 글을 쓰던 사랑방이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이 마을은 조선시대 퇴계학파 유생들의 교육과 교류가 이루어지던 중심지였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지하 항일운동의 핵심 거점 중 하나였습니다. 많은 가옥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일부는 민박과 체험관으로 운영되어 관광객이 실제로 역사 속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5. 여행 팁 – 봉화에서의 하루,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 오전: 청암정에서 산책과 시문 감상, 조용한 독서 시간
● 점심: 인근 농가 맛집에서 산채비빔밥 또는 약초밥
● 오후: 만산고택 방문 및 유곡리 마을 탐방 (마을 해설사 신청 가능)
● 선택 활동: 봉화 목재문화체험장,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연계한 자연 체험
이처럼 봉화는 단순한 ‘고택 여행’이 아닌, 시대의 정신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진정한 ‘역사 여행’의 명소입니다.
6. 맺으며 – ‘살아 있는 역사’를 걷는 시간
우리는 종종 역사를 거창한 전쟁터, 정치의 중심지에서만 찾으려 합니다. 그러나 진짜 역사는, 사람의 삶과 사상이 축적된 조용한 마을의 돌담과 마루에서 더 진하게 흐릅니다. 경북 봉화의 청암정과 만산고택, 그리고 유곡리는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반드시 찾아야 할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입니다. 유학의 정신, 항일의 결기, 조상의 얼이 고스란히 남은 이곳에서 우리는 묻습니다. 우리는 이 정신을 얼마나 이어가고 있는가.
다음 편 예고
[역사를 찾아 떠나는 여행지 ④]에서는 충청북도 제천의 의림지와 자양영당을 중심으로, 고대 수리기술과 조선 선비의 절의가 남긴 공간을 살펴봅니다. 고요한 저수지와 정자, 그리고 충절의 흔적이 살아 있는 제천의 숨은 역사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출처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 봉화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 『경북 봉화의 문화유산』 (경상북도 발행 자료)
◆ View the English translation. Click below.
[Historical Journey Destination ③] Bonghwa, Gyeongbuk – Cheongamjeong Pavilion and Mansan Old House: A Village Steeped in Confucianism and Independence
Bonghwa in Gyeongsangbuk-do may seem like a quiet mountain village at first glance, but within its tranquility lies a powerful legacy of knowledge, dignity, and resistance. In particular, the area of Yugok-ri is home to Cheongamjeong Pavilion and Mansan Old House, where the spirit of Confucian scholars and independence fighters still breathes.
Cheongamjeong, built by scholar Kim Gye-haeng, served not just as a retreat but as a cultural hub for poets and intellectuals. Sitting in the pavilion, one can feel the reverence of nature and scholarship coexisting in harmony.
Nearby stands Mansan Old House, a 19th-century noble residence that became a base for anti-Japanese activities. It was the residence of Kim Il-yeop, a patriot who fought for independence and was eventually martyred. The house is preserved today as a cultural heritage site that remembers his sacrifice.
Yugok-ri itself is like a living outdoor museum. Strolling through its alleyways lined with over-century-old houses, visitors can vividly experience the textures of Korea's scholarly past and its modern struggles for freedom.
If you're planning a visit:
- Morning: Meditate at Cheongamjeong and enjoy quiet reading time.
- Lunch: Try traditional dishes like herbal rice or mountain vegetable bibimbap at a local farm-to-table eatery.
- Afternoon: Join a guided village tour to explore Mansan House and other cultural assets.
- Optional: Connect with nearby nature programs such as the Baekdudaegan Arboretum.
Bonghwa is not just a travel destination; it is a place where Korean heritage still walks beside you.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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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제작자의 경험과 참고자료 발췌 편집, 이미지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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