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속에서 찾아온 마음의 울림 – 장유 갑오마을에서 느낀 인생의 온도

단풍 속에서 찾아온 마음의 울림 – 장유 갑오마을에서 느낀 인생의 온도

김해 장유 갑오마을 10단지 앞 가을 단풍 [사진=아이올렛]

김해 장유 갑오마을 10단지 앞 단풍이 유난히 곱게 물든 날이었다.
점심을 마친 뒤 아내와 함께 조망강을 따라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하며 가벼운 운동을 한 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 앞에 선 단풍이 문득 마음을 붙잡았다.
바람에 흔들리며 붉은빛을 토해내던 그 잎새들을 바라보다 보니, 어느덧 내 인생도 서서히 단풍처럼 물들어 간다는 생각이 스며들었다.
12월이 다가오며 마음 깊은 곳에 쓸쓸함이 찾아왔지만, 그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의미 또한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김해 장유 갑오마을 10단지 앞 가을 단풍 [동영상=아이올렛]

 

"오늘 주제에 맞는 성경 말씀"

“사람은 그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시편 103:15)
이 말씀은 인생이 화려한 듯 보여도 결국 풀과 꽃처럼 스러져 간다는 진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이 사람을 기억하시고 긍휼히 여기심으로 우리의 하루가 헛되지 않게 하신다는 위로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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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계절 앞에서 멈춰 선 오후

아내와 천천히 걸으며 조망강의 흐름을 따라가던 그 짧은 시간이 오늘따라 유난히 선명하게 남았다. 강물 위에 햇빛이 부서지고, 마른 갈대 사이로 바람이 스쳤다. 늘 보던 풍경이지만 그 안에서 묘한 평온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그 평온함 위로, 눈앞의 단풍은 더 뜨겁고도 아름다운 붉음을 뽐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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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결국 떨어질 운명을 알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빛을 남긴다. 나도 어느덧 그러한 시기를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한쪽을 눌렀다. 젊은 날에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시간의 속도는 이제 숨이 찰 만큼 빠르게 흐르는 듯하고, 계절 하나가 지나갈 때마다 몸과 마음은 새로운 무게를 더한다.

김해 장유 갑오마을 10단지 앞 가을 단풍 [사진=아이올렛]

단풍이 알려주는 ‘덧없음’과 ‘충만함’

단풍 앞에 멈춰 서서 휴대폰 카메라를 들어 찍으며 생각했다.
‘덧없다’는 말은 어쩌면 단풍의 가장 아름다운 이름일지도 모른다. 오래 남지 않기에 더욱 선명해지고, 끝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더 깊게 마음에 스며드는 법이다.

나의 인생도 어쩌면 그런 단풍의 결을 통과하고 있는지 모른다. 젊음을 지나 중년을 거쳤고, 이제는 서서히 노년의 색으로 물들어가는 시기. 그 사실이 마음을 저리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사의 감정이 차오르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고, 여전히 나를 기다리는 시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붙든다.

김해 장유 갑오마을 10단지 앞 가을 단풍 [사진=아이올렛]

함께 걸을 수 있는 사람, 함께 바라볼 수 있는 풍경

오늘 운동을 함께한 아내가 옆에서 말없이 단풍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순간, 마음속의 쓸쓸함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사람은 혼자일 때 가장 외롭고, 누군가와 함께일 때 가장 단단해지는 존재다.
단풍이 주는 쓸쓸한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오늘이 외롭지 않았던 이유는 곁에 아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고, 누구도 그 흐름을 막아설 수 없다. 하지만 그 시간 속을 누구와 걸어가는가는 우리의 선택이다. 나의 인생 단풍이 지기 전까지, 함께 걸어갈 동행이 있다는 사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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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빛깔’을 찾아서

12월의 문턱에서 느껴지는 약한 서늘함과 마음의 울림이 오늘 하루를 조용히 채웠다.
단풍을 바라보며 떠올린 감정은 쓸쓸함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스스로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고요한 초대 같았다.

앞으로의 날들이 아주 많은 색을 남기지는 못하더라도, 단풍처럼 마지막 빛조차 아름답고 의미 있게 남기고 싶다는 바람이 생겨났다.
시간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색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믿고 싶다.

 

마무리

오늘 장유의 단풍은 내게 ‘덧없음’ 속에서 길어 올리는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제 인생의 후반부를 바라보더라도, 하루하루를 더 깊고 풍성하게 살아가자는 작은 다짐이 마음에 자리 잡았다.
단풍은 곧 떨어지겠지만, 그 아름다움은 오래 남는다. 나의 삶도 그렇게 마지막까지 의미를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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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글, 사진 본인이 직접 작성, 동영상 : 아이올렛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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