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독서의 시간이지만, 문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새로운 시선으로 비추어 줍니다.
책장을 열면 단순히 활자만이 아니라, 세월을 건너온 목소리들이 우리 곁에 앉아 대화를 시작하는 듯합니다. 오늘 함께할 작품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입니다. 이 작품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바탕으로, 희생과 기억, 그리고 인간 존엄의 문제를 집요하게 묻는 소설입니다. 무겁지만 꼭 읽어야 할 책, 그리고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되는 목소리를 담고 있기에 우리는 이 작품 앞에 서야 합니다.
오늘 주제에 맞는 성경 말씀
“슬퍼하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마태복음 5:4)
이 말씀은 억울한 고통과 눈물을 마주한 이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단순히 눈물을 닦아 주는 차원의 위로가 아니라, 함께 울어주고 끝내 새로운 소망을 허락하시는 깊은 위로입니다. 「소년이 온다」에서 드러나는 희생과 증언의 이야기는 바로 이 말씀과 연결됩니다. 고통 속에 있는 자들, 슬픔을 끌어안은 자들에게 참된 위로가 임한다는 진리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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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눈에 보이는 것들에 쉽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돈, 명예, 권력, 혹은 우리 마음을 잠식하는 욕망이 일종의 우상이 되어 자리 잡곤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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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문 – 「소년이 온다」 내용 일부 해설
광주라는 도시는 1980년 5월, 뜨거운 햇살과 함께 참혹한 피의 역사를 안게 되었습니다. 열일곱 살 소년 동호는 체육관에 쌓여 있는 시신들을 정리하는 일을 맡습니다. 그는 아직 어린 학생이었지만, 혼란과 폭력 속에서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을 감당합니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몸에 손을 얹고 이름을 불러주며, 신분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일을 이어갑니다. 총성이 멈추지 않는 도시에서, 죽은 이들에게조차 마지막 존엄을 돌려주는 일은 그에게 가장 절실한 사명이었습니다.
소년은 시신 사이를 오가며 끝없이 울려 퍼지는 통곡을 듣습니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의 울음, 친구의 죽음을 확인하는 또래들의 울음, 그리고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쌓여가는 수많은 시신 앞에서 터져 나오는 통곡은 도시 전체를 뒤흔듭니다. 동호는 공포로 몸을 떨면서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는 죽음 앞에서조차 인간다움이 사라지지 않기를, 그들의 삶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차가운 손을 붙잡습니다.
하지만 소년의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곧 그는 스스로 희생자의 대열에 들어서게 됩니다. 이후의 서사는 동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그와 함께했던 친구와 어머니, 그리고 생존자들의 목소리로 이어집니다. 살아남은 이들은 저마다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총탄을 피해 숨어야 했던 사람들, 동지를 잃은 슬픔에 무너진 사람들, 그리고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죄의식에 사로잡힌 사람들. 그들의 삶은 오래도록 이어지는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한 개인의 기록이 아닙니다. 공동체 전체가 겪은 고통의 서사이며, 억눌린 역사의 증언입니다. 한강은 피해자와 생존자의 목소리를 빌려, "살아남은 자의 책임"과 "죽은 자들의 기억"을 끝내 묻습니다. 기억하지 않는다면 그 고통은 또다시 반복될 것이고, 잊지 않고 증언할 때에만 희생이 헛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작품 전체를 관통합니다.
특히 소설은 죽은 자의 시선까지 빌려와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육신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영혼의 목소리를 통해, 작가는 역사적 폭력이 인간의 삶과 존엄을 어떻게 파괴했는지를 그려냅니다. 동시에, 죽은 자들의 목소리를 증언으로 이어가는 이들의 용기가 어떻게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게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읽는 내내 마음은 무겁지만, 그 안에서 발견하는 것은 단순한 슬픔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깊은 슬픔 속에서 인간의 연대와 존엄, 그리고 기억의 힘이 빛을 발합니다. 폭력은 사람을 죽일 수 있지만, 기억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죽은 자들의 목소리는 남은 자들의 삶 속에서 계속 울리고, 그 울림이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한강 「소년이 온다」에서 일부 발췌]
2. 적용
「소년이 온다」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하나의 증언록이자 기도문과도 같습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고통을 외면하지 않도록 붙들며, 살아남은 자의 의무가 무엇인지 되묻게 합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삶의 아픔과 사회적 상처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은 쉬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순간 치유의 기회는 사라집니다. 고통을 직시하고 함께할 때, 우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며, 치유와 희망은 그 자리에서 피어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슬퍼하는 자들은 복이 있다"는 선언은 우리에게도 적용됩니다. 기억을 포기하지 않고 증언하는 삶은 무겁지만, 그 무게를 통해 진정한 위로와 새로운 희망이 찾아옵니다.
3. 마무리
오늘의 독서는 단순히 과거의 상처를 들여다본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향한 질문이었습니다. 기억을 잊지 않는 일, 그것은 고통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가장 중요한 선택입니다. 「소년이 온다」는 우리에게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붙잡으라고, 증언의 삶을 살아가라고 강하게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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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강, 「소년이 온다」, 창비
성경, 마태복음 5:4
◆ View the English translation. Click below.
[Daily 10-Minute Illustrated Reading ④] “Memory, Sorrow, and Hope” – Han Kang Human Acts
Introduction
Even a short time of reading can open doors to voices from the past. Han Kang’s novel Human Acts is more than a story; it is a testimony to suffering, memory, and dignity. Based on the 1980 Gwangju Democratic Uprising, it forces us to confront the cost of violence and the enduring duty of remembrance.
Today’s Scripture
“Blessed are those who mourn, for they will be comforted.” (Matthew 5:4)
This promise is not shallow comfort but deep assurance. To those burdened by grief and injustice, God offers true consolation. Han Kang’s novel resonates with this verse, reminding us that mourning with truth leads to lasting hope.
Main Reading – Human Acts
The city of Gwangju in May 1980 was torn apart by violence. A seventeen-year-old boy, Dong-ho, takes on the task of identifying bodies in a gymnasium filled with the dead. Despite his fear, he calls their names and restores a final dignity to the lifeless.
Amid wailing mothers and grieving friends, the boy learns what it means to be human: to resist forgetting, to reach out with trembling hands even in despair. Soon, he himself joins the ranks of the dead, and the story continues through the voices of those who remember him—friends, family, survivors.
Each voice is heavy with guilt, sorrow, and unresolved trauma. Han Kang does not allow silence; she transforms absence into testimony. The novel even gives space to the voices of the dead, showing how memory transcends death.
It is painful to read, yet in that pain, there is light. Violence cannot erase memory. The voices of the dead echo within the living, compelling them to bear witness.
Reflection and Application
Human Acts is a prayer of remembrance. It teaches us that healing begins when we refuse to forget. For us, too, facing suffering honestly—our own and others’—is the first step to true consolation.
The words of Jesus remind us: those who mourn are blessed, for they will be comforted. Memory is heavy, but it is the path to hope.
Conclusion
This novel reminds us that remembrance is not optional—it is a responsibility. Han Kang’s writing insists that we hold on to memory, sorrow, and hope together, so that the future may be different from the past.
Next Episode Preview
[Daily 10-Minute Illustrated Reading ⑤] will feature another Korean author whose words carry a different yet equally powerful resonance.
Sources
Han Kang, Human Acts (Changbi Publishing)
Holy Bible, Matthew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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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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