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삶의 대부분은 많은 눌림의 삶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참는 것이 능사라고 생각하고 많이도 참았습니다. 그런 세월의 한을 여기에 풀어 놓겠습니다.
“억눌린 감정은 어디로 가는가? – 시간이 해결하지 못한 상처의 심리학”
1. 억눌린 감정, 정말 괜찮은 걸까?
“참아야지, 잊어야지, 이제 지났잖아.”
우리는 상처를 받을 때마다, 어쩌면 습관적으로 이렇게 말하며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일 수 있지만, 속으로는 감정의 시계가 멈춰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은 의식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도, 무의식은 그 감정을 그대로 기억합니다.
특히 어린 시절, 청소년기, 혹은 관계에서의 상처는 감정적으로 처리되지 않으면 “억눌린 감정”으로 축적됩니다. 이 감정은 시간이 지난다고 자연히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몸과 마음의 여러 방식으로 되살아나며 신호를 보내죠.
2.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 마음의 상처
흔히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위로하지만, 감정은 시간이 흐른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은 감정을 감춰줄 뿐,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억눌린 감정은 무의식 깊은 곳에 남아 있다가, 트리거(trigger)가 되는 특정한 상황에서 돌연 되살아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상사의 한 마디에 이유 없이 분노가 치밀거나, 사소한 갈등에도 감정이 폭발하는 경험은 억눌린 감정의 반응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 기복이 아니라, 과거 상처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3. 몸으로 되돌아오는 감정들 – 심신의 연결
감정은 단지 마음의 일이 아닙니다.
억눌린 감정은 심리적 증상뿐 아니라 신체 증상으로도 표현됩니다.
예를 들어:
● 소화불량, 만성피로, 두통
● 원인 모를 불안감과 긴장
● 근육통, 호흡 곤란, 과호흡
● 수면장애나 반복되는 악몽
이는 단순히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감정이 "말하지 못한 채 몸에 머문 결과"입니다. 억눌린 감정은 생리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지속시키며, 자율신경계를 혼란시키고 면역체계를 약화시킵니다.
4. 감정을 회피할 때 일어나는 삶의 왜곡
억눌린 감정은 우리의 ‘행동 패턴’도 바꿉니다.
예를 들어, 과거 거절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시작할 때 극도로 방어적이 됩니다. 믿음보다는 불신이 앞서며,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하죠.
또한 억눌린 감정은 자기비난이나 열등감,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져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잘못된 자기 인식을 강화시킵니다. 결국, 감정을 회피하면 감정은 잠시 숨을 수 있지만, 그 사람의 삶 전체를 제한하게 됩니다.
5. 진짜 치유는 ‘감정과 마주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상처는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지만, 의식적인 마주함과 수용을 통해 치유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억눌린 감정을 끌어내 ‘말해주는’ 것입니다.
● 감정을 느끼기: “나는 슬프다”, “나는 지금 화가 난다”라고 스스로 인식해보세요.
● 감정을 적어보기: 일기처럼, 감정의 이유와 느낀 점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심리 상담을 통해 감정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6. 일상 속에서 억눌린 감정을 다루는 실천법
● 감정 이름 붙이기
감정을 명확하게 구별해보세요. "기분이 나빠" 대신 "나는 무시당해서 분노를 느껴"라고 구체화하면 통제가 쉬워집니다.
● 감정 환기 습관
산책, 미술, 음악 등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흐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억눌린 감정은 표현될 ‘출구’가 필요합니다.
● 감정 정리 명상
감정이 북받칠 땐, 3분간 눈을 감고 심호흡하면서 내 마음을 관찰하세요.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해소됩니다.
7. 마음을 품는 연습, 오늘부터 시작하기
감정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닙니다.
슬픔도, 분노도, 외로움도 인간이라면 느껴야 할 중요한 감정입니다. 그것을 무시하거나 억누르기보다는, “그 감정을 인정하고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쉽게 무너지지?”
그 질문을 던지기 전에,
당신 마음속에 해결되지 못한 감정이 있는 건 아닌지 되짚어보세요.
8. 마무리 묵상: 당신의 감정은 소중한 신호입니다
감정은 우리의 ‘존재’를 지켜주는 신호입니다.
상처 입은 감정은 당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며, 이제는 그 감정을 돌볼 시간입니다.
감정은 억눌러야 할 것이 아니라, 돌보고 품어야 할 삶의 일부입니다.
감정은 당신을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을 이해하라’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편 예고
[상처 입은 내 마음 달래기 ⑩]
“나는 왜 반복해서 상처받는 관계에 끌릴까 – 자기 패턴의 심리학”
늘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끌리고, 반복적으로 상처를 받는 심리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당신의 ‘감정 패턴’을 해석하고, 그 고리를 끊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출처 및 참고 문헌
김창호, 《감정의 조각들》, 마음의숲, 2021
Susan David, Emotional Agility, Penguin Books, 2016
한국심리상담센터 발행자료,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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