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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사에 얽힌 고장 이야기 ㉔] 가시나무 – 조성모와 진해, 아픔을 간직한 바다의 시선

아이올렛(然悟 安光植) 2025. 7. 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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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다 보면, 문득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슬픔을 안고 있으면서도 참담하지 않고, 아픔을 토해내면서도 조용히 가라앉는 그 노래.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면 조성모에 "가시나무" 노래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가시나무 – 조성모와 진해, 아픔을 간직한 바다의 시선
가시나무 – 조성모와 진해, 아픔을 간직한 바다의 시선

조성모의 "가시나무"는 그런 노래입니다.
그리고 그 노래가 참 잘 어울리는 곳, 경남 진해의 어느 조용한 바닷가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곳은 사랑의 뒷모습을 안고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닮아 있습니다.
흔히 벚꽃의 도시로 알려진 진해지만, 그 화려함 이면엔 늘 바다와 이별과 기다림의 정서가 함께 있습니다.

 

오늘의 성경 말씀
"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 갈라디아서 6:7
→ 이 말씀은 우리가 안에 심은 것, 사랑이든 상처든 결국 우리 삶을 통해 드러난다는 점을 말해줍니다.
가시나무처럼 마음 깊이 심긴 상처는 어느 순간 꽃이 아니라 아픔으로 피어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도 여전히 사랑을 갈망합니다.


진해 바다에 남은 노래, 조성모의 '가시나무' – 이별과 상처를 껴안는 도시

조성모의 '가시나무' – 슬픔이 묻어나는 노래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조성모의 깊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이 가사를 부를 때, 우리는 스스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 노래는 원곡이 이정석과 유재하의 감성을 잇는 고요한 슬픔의 계보 속에서도 유난히 진한 울림을 줍니다.

"가시나무"는 자신의 안에 이미 수많은 상처와 방어기제가 자라버린 사람,
그래서 사랑을 품고 싶지만 품을 수 없는 고통을 그려냅니다.

그런데 왜 진해일까요?
그 이유는, 진해가 군항도시이기 이전에 이별과 기다림이 일상이었던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진해 – 벚꽃보다 바다가 먼저 피어난 도시

진해는 매년 4월이면 화려한 벚꽃으로 뒤덮이지만,
그 찬란한 벚꽃이 떨어진 뒤 남겨진 고요한 바다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장복산 자락 아래로 이어지는 해군기지, 중원로터리, 제황산 공원에서 내려다보이는 진해만...
이곳은 누군가를 배웅하고 돌아와 혼자 벚꽃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거리입니다.
그런 진해에선, "가시나무"의 노랫말이 마치 풍경처럼 들립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바다도 그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많은 함정이 떠나가고, 다시 돌아오는 기다림의 시간 속에
사람들은 사랑과 상처를 동시에 안고 살아갑니다.

바다 위의 가시나무 – 기다림이 만든 풍경

바다 위의 가시나무 – 기다림이 만든 풍경
바다 위의 가시나무 – 기다림이 만든 풍경

진해 바다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그 안엔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흐릅니다.
군인이 되어 떠나는 연인을 배웅하던 연인의 눈물,
멀리서 손을 흔드는 가족을 바라보며 웃었던 청춘의 떨림.

이 모든 감정은 진해라는 도시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습니다.
그렇게 진해는 슬픔을 품은 도시가 되었고,
"가시나무"는 그 도시의 심장을 조용히 건드립니다.

'가시나무'를 들으며 진해를 걷는다면

혹시 진해를 찾게 된다면, 꼭 벚꽃이 피지 않은 가을이나 겨울의 바닷가를 걸어보세요.
벚꽃 없는 진해는, 오히려 더 진짜 같습니다.
그리고 조성모의 "가시나무"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진해루 아래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십시오.

그 순간,
노래는 단순한 음악이 아닌 한 사람의 고백이 됩니다.
그리고 진해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공간이 됩니다.

마무리 – 가시나무가 피어난 자리에서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이 가사처럼, 누구나 가슴속에는 가시나무 하나쯤은 품고 살아갑니다.
그것이 슬픔이든, 상처든, 후회든 간에 말이죠.

진해의 바다는 말없이 그런 이들을 안아주는 듯합니다.
찬란한 벚꽃보다도, 그 고요한 품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 순간.
그곳에서, "가시나무"는 노래가 아니라 한 편의 시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시의 독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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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노래가사에 얽힌 고장 이야기 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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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노래: 조성모 – 가시나무 (2003)

장소: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 View the English translation. Click below.

더보기

[The Story Behind the Lyrics ㉔]
"Gashina Tree – Jo Sung-mo and Jinhae, the Sea That Holds the Pain"

 

When looking at a quiet sea, a song comes to mind.
One that speaks of sorrow, not with despair but with resignation.
Jo Sung-mo's "Gashina Tree" is that kind of song.
And it perfectly fits the seaside of Jinhae, a place quietly bearing stories of farewell.

While Jinhae is famous for its cherry blossoms,
it's also a town of silent waiting, of separation and longing—a place where music finds meaning in memory.

 

Today's Bible Verse
"A man reaps what he sows." – Galatians 6:7
→ This verse reminds us that whatever we plant inside ourselves—love or wounds—will eventually emerge in our lives.
Like the thorns inside a gashina tree, pain too has its blossoms.


The Sea of Jinhae Echoes a Song – Jo Sung-mo’s 'Gashina Tree' and the City of Farewell

The Song That Hurts Softly

"When there are too many of me inside, there’s no place for you to rest..."
These lyrics make us reflect on our inner scars.
Jo Sung-mo’s haunting voice reveals not just love, but the inability to embrace love due to inner pain.

This is why "Gashina Tree" fits Jinhae so well.
Because it is a city that has long lived with farewells and returnings.

Jinhae – More Than Cherry Blossoms

Though its spring blossoms are famous, the quiet sea after the petals fall tells a deeper story.
The naval base, the tower at Jehwangsan Park, and the silent harbor reflect a city where people learn to say goodbye.

Here, "Gashina Tree" is not just a song, but a soundtrack to memory.

The Sea That Waits

In Jinhae’s harbor, people have long watched loved ones depart in naval ships,
And quietly waited for their return.

"Too many of me inside, no place for you to rest..."
It’s as if the sea whispers this too, echoing the voices of those left behind.

Walk Jinhae with the Song

Visit Jinhae not in spring, but in the quiet of fall or winter.
Walk along the shoreline near Jinhaeru and listen to "Gashina Tree".
Let the lyrics seep into your thoughts as the wind brushes your skin.

Suddenly, it's no longer a song.
It's your own story, echoed by the waves.

Final Thoughts – The Thorn Tree Within

Everyone has their own thorn tree inside.
It grows from pain, disappointment, and broken dreams.
But just as Jinhae’s sea never turns away the waves,
Life, too, quietly embraces our scars.

Let this song become your poem.
Let Jinhae become your reflection.

 

Next Episode Teaser
[The Story Behind the Lyrics ㉕]
"Though I Loved You – Kim Kwang-seok and Daegu Bangcheon Market"

Source

  • Song: Jo Sung-mo – Gashina Tree (2003)
  • Location: Jinhae, Changwon-si, Gyeongsangnam-do
  • Bible: Galatians 6:7


#JoSungMo, #GashinaTree, #JinhaeSea, #LyricsAndPlaces, #KoreanBallads, #EmotionalTravel, #CherryBlossomCity, #CityOfFarewell, #WaitingByTheSea, #HealingWithMusic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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